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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가장 좋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특히 감정을 표현하는 매체로서는 단연 최고인 것 같다. 그 무엇보다 대중적이고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음악을 통해 표현하고, 누군가는 치유 받는다. 그때 음악이란 매체는 생산자와 수용자, 음악가와 대중의 관계가 아닌 환자와 의사의 관계가 된다.
나는 힘들고 외로울 때 음악의 위로를 많이 받는 편이다. 음악을 통해 얻는 공감은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가 되며 현재를 극복할 힘이 된다. 그런데 가끔 이런 위로song을 듣다보면 무작정 ‘힘내라, 용기 내라.’ 라는 말에 신물이 나기도 한다. 가끔 그들의 위로가 갖은자의 연민처럼 느껴져 이질적인 역 감정만 생기고 오히려 더 우울해지기 때문이다.
스윗소로우의 ‘Sunshine’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위로song’이다. 할 수 있어, 믿어 라는 감정 없는 위로 대신 ‘지금 울고 싶지?’라며 나를 다독인다. 자상한 선배오빠와의 대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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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방학에 계획한 여행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무산되고, 요즘은 친구들과의 만남도 전처럼 유쾌하지 않다. 새롭게 시작하려는 운동, 공부 따위는 행동하려고 하면 요놈의 무기력증 때문에 맘대로 되지 않는다. 어느 샌가부터 친구들과의 대화는 우리들 이야기가 아닌 저 먼 나라 이야기들. 친구의 친구들, 엄마 친구 딸들은 그렇게도 잘 나간다는데 나는 항상 제자리에 있는 것 같아 초라하게 느껴진다. 팔짱을 끼고 나누는 정치권 이야기... 수수방관 하는 내가 그들보다 더 무책임한 것 같다. 이런 대화는 차라리 연예인 가십거리가 더 유익하다고 느껴질 만큼 사람을 허무하게 만든다.
이런 어른이 될지 몰랐었는데 나도 어릴 적 내가 싫어하던 그저 그런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다.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사촌동생에게 “반에서 몇 등 하니?”라고 묻는... 그러다 금세 정신이 들어 “그럼 반에서 몇 번째로 키가 크니?”, “학교에서 뭐가 제일 재밌어?”라고 물었지만 그 아이의 가슴엔 나는 반에서 몇 등 하는 지나 묻는 사람으로 기억되겠지.
이럴 때, 과거의 환상과 지금 내 현실 사이의 괴리감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이 나라고 생각 될 때. 이 착한 오빠들은 내가 느끼는 삶의 짐들이 ‘A ray of sunshine like a blessing in disguise’라며 위로해 준다.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변장한 축복, 그러니까 현실이 불행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행운이라는 것, 더 나아가 이런 고뇌들은 나중의 나를 위한 자양분을 만들어줄 것이라는 것을 말하려는 것 같다. 현실의 고민들이 그들의 이름처럼 (줄리엣의 그것과는 다른) “달콤한 슬픔”이라 전해준다.
이 노래가 더 와 닿는 건 무엇보다 이 처방약이 의사의 경험에서 우러나왔기 때문인 듯싶다. 스윗소로우는 명문대 출신의 보컬그룹으로 알려졌지만 멤버 전원이 곡을 만드는 싱어송라이터들이다. 실제로 개인적으로는 국내 가요제 중 최고라고 생각하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출신이다. (재미있는 것은 스윗소로우 멤버 김영우가 가수가 되고 싶어 평소 팬이었던 전람회의 김동률에게 가수가 되고 싶은데 방법을 알려달라고 메일을 보냈는데 김동률이 자신은 가요제 출신이라 잘 모르겠다며 가요제를 나가보는게 어떻겠느냐는 답장이 와 가요제를 데뷔의 등용문으로 생각하여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음악들 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노영심 곡)이라는 곡으로 유명해졌는데, 그 이후 <쩐의 전쟁>,<불량커플> 영화 <Mr. 로빈 꼬시기>등 OST 전문 가수로 전락하는 듯 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자신들의 입지를 고착시키지 못했다. 이 후 <쇼바이벌>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알려졌을 때도 자신들의 음악이 아닌 다른 뮤지션들의 곡으로 참여하며 음악가로서는 편곡능력만 인정받게 됐을 뿐이었다. 가수는 이름 따라간다는 말처럼 그들의 음악史 자체가 참 Sweet 하면서 Sorrow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일까. 그들의 음악에서 열정과 욕심, 그리고 고뇌가 담겨 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특히 명문대 출신으로서 안정된 직장에 대한 유혹과 음악에 대한 열망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있다. 실제로 한 라디오 방송에서 ‘Sunshine’이라는 곡을 설명하면서 자신들이 20대 중반에 느꼈던 겪게 되는 생각들을 정리한 곡이라는 발언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딱 그 시간에 있는 내 마음을 잘 대변해주는 것 같아서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힘이 된다.
매우 나른한 늦은 오후. 일과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버스 창으로 깊은 햇살이 들어온다. 정말 아무런 일 없이 발동되는 허무주의. 눈을 반쯤 뜨고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삶에 대해 생각한다. 이렇게 나는 무기력해질 때, 세상에 나 혼자인 것 같을 때, 이 노래를 듣는다. 그리고 불행인 듯 가장한 이 햇빛으로 샤워를 한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삶은 언젠가는 sweet하고 또 언젠가는 sorrow한 것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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