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야기 할 주제는 매우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매우 흥미로운 내용입니다. 바로 '종이신문의 미래'에 관한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종이신문은 현재 크나큰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날이 갈수록 신문종이의 가격은 올라가는 반면,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다양한 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해 광고효과는 떨어져 광고주들이 줄거나 그들로부터 광고단가의 하락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광고의 효과를 측정할 수 조차 없지요.
어느 유력 일간지 간부는 제게 개인적인 식사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요즘 광고주들은 "그 전에는 신문지면광고 한 번 하면 100명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지금은 같은 돈을 내고도 25명 정도밖에 오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광고를 그돈주고 하겠나"라고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거기에 더 적은 비용으로 막대한 발행부수 및 열독율을 자랑하는 무가지까지 늘어나고 있으니 기존 종이매체들의 광고효과나 영향력은 갈수록 줄어드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애플의 최신 태블릿 디바이스 '아이패드(IPAD)'에 '뉴욕타임스'나 '월스트리트저널', '타임'이 열광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기존 아이폰은 전용 앱이나 모바일 페이지를 제작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던 반면, 아이패드는 그 시원시원한 9.7인치의 스크린 덕분에 각 매체들이 가지고 있는 '편집의 묘미'를 살릴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면편집과 게이트키핑(gate keeping, 각 뉴스를 가치에 따라 선별 및 경중을 부여하는 일)은 언론사가 갖는 최고의 권력이자 힘입니다. 한국의 유력 일간지들이 기사 내용과 제목을 가지고 '장난'을 칠 수 있는 이유도 그들이 지면편집과 게이트키핑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패드는 그런 언론사의 지면편집 기능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디바이스입니다. 거기다 온라인을 통해 편집만하면 되는 상황이니 종이값도 아낄 수 있어 생각할수록 이익입니다. 그러니 매체들에겐 너무나 매력적일 수 밖에요.
여기서 아이러니가 발생합니다. 언론은 그들의 최고 권력인 게이트키핑과 지면편집의 기능을 놓을 수 없는 반면, 사람들은 갈수록 온라인을 통해 기사를 '한줄 클릭'으로 소비합니다.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나름의 타협점이 마련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온라인 이용자들에게 뉴스란 그저 포털사이트의 '한줄 클릭'에 불과할 뿐입니다. 오프라인으로 판매되는 유가 매체는 갈수록 판매량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미 비용에 대한 광고의존도도 높아질대로 높아져 더 이상의 지면매체 판매 하락은 적자를 심화시킬 위기에 처했죠. 갈수록 종이신문의 미래는 암담해 보이기만 합니다.
답은 없을까요? 갈수록 쇠락할 수 밖에 없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는 종이매체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폴란드의 신문 아트 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야섹 우트코(Jacek Utko)는 TED talk를 통해 그 질문에 답합니다. 그의 대답은 '디자인'에 있었습니다. 건축디자인을 하던 그는 어느날 신문 디자인을 하기로 결정했고, 그것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 결과, 영상에서 보시다시피 신문디자인과 관련한 상을 휩쓸었고 떠났던 독자들을 다시 돌아오게 만들었습니다. 판매부수의 비약적인 상승을 견인한 것이지요.
강연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는 이러한 성장의 원인이 단지 디자인의 힘만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디자인과 함께 신문 자체의 질적 향상도 같이 도모했다는 것입니다. 워낙 언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은 우리 나라에서 이러한 이야기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종이신문에게도 아직 기회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가 던지는 메시지의 '한국형' 버전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미 유럽에서 한번 성공을 거뒀던 사례가 명백히 존재하는만큼 이를 잘 활용해 적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 답을 알았다면 우리 신문들도 이미 시도하고 있었겠습니다만) 일간지뿐 아니라 주간, 월간지까지 좋은 매체를 만드시려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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