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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20 벤처펀드가 지역의 '희망'을 살리는 이유

 지자체가 '일자리만들기'를 외치면서 가장 먼저 시행하는 정책은 기업에 대한 창업지원교육입니다.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기본적인 교육을 시켜 창업에 대한 실패확률을 낮추겠다는 것이죠. 한발 더 나아가면 약간의 종잣돈 마련에 도움을 줍니다. 전라북도가 시행하고 있는 '희망을 빌려드립니다' 처럼 말이죠. 이 프로그램은 창업교육을 수료한 사람들에게 최대 2천만원까지 저리대출을 시행해주는 제도입니다. 종잣돈이 전혀 없는 이들에게는 가뭄의 단비같은 제도이긴 하지만 창업액수로는 무척 작은 금액이어서 규모있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겐 대단한 도움이 된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소상공인 창업도 좋지만 경제활성화 및 지역의 경쟁력을 마련해주는 창업은 소위 말하는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Startup) 등 소프트웨어형 기업들과 대규모 시설과 설비가 필요한 중규모 이상의 기업들에게는 그리 어울리지 않습니다. 자금이 너무 적고, 이것이 '투자금'의 개념이 아니라 단지 '저리대출'의 형태를 띄기 때문입니다. 

 몇개월 전에 만난 어느 누룽지 공장 사장님은 "전라북도의 '희망을 빌려드립니다' 정책은 너무 좋지만 금액이 적어 저희처럼 공장시설이 필요한 사람들한테는 좀 아쉬운 면이 많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공장설비만 해도 수천만원 이상이 필요한 기업들에게는 2천만원이라는 돈이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없는 것보단 낫습니다만) 항상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벤처기업 투자펀드, 실리콘 밸리의 힘

 창업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모델은 미국 실리콘 밸리의 모델입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대박'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탄생한 실리콘 밸리는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꿈을 심어주는 곳이자 끊임없이 변화하는 미국의 성장동력이기도 합니다. 많은 청년들이 성공을 꿈꾸며 실리콘 밸리를 향해 뛰어듭니다. '성공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는 실리콘 밸리가 있기에 미국은 대기업에 취업하겠다는 청년보다 창업을 하겠다는 청년들이 더 많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실리콘 밸리에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90% 이상은 실패하지만 10% 정도의 기업은 성공합니다. 그리고 그 중 일부는 페이스북의 경우처럼 소위 말하는 '대박기업'이 되곤 합니다. (기업공개를 앞둔 페이스북의 가치는 5.5조원이라죠?) 

 물론 성공한 그들이라고 해서 하루 아침에 그 성공을 일궈낸 것은 아닙니다. 몇년간은 아무런 수익 없이 기술개발에만 몰두하기도 하고, 딱히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해 심각한 위기에 빠지기도 합니다. 수익없이 수년간 버틴다는 것은 얼핏 들으면 무모해 보입니다. 창업자가 대단한 부유층일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이 성공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은 다른 데에 있습니다. 바로 벤처기업들에게 투자하는 '투자펀드'들 덕분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구글도 초기 창업 5년간 수익을 내지 못하는 작은 소프트웨어 기업에 불과했고, 페이스북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인터넷서비스의 독보적 1위인 네이버도 초기 창업 1년간 거의 매출이 없었다면 이해가 되십니까? 

 물론 사실입니다. 그들은 아이디어 하나로 투자펀드로부터 거액을 투자받고, 그 돈을 종잣돈 삼아 회사를 유지하며 지금의 성공을 일궈냈습니다. 끊임없는 노력이 없이는 스타가 될 수 없듯, 기업이나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하죠. 그런 노력이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밑바탕이 벤처 및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펀드입니다. 비록 실패할 수도, 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디어에 대한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은 성공할 경우 수십, 수백배의 보상으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면밀한 가능성 검토를 통한 투자가 필요한 이유죠. 

 전라북도 '150억 투자펀드'의 의미

 최근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전라북도가 지역 벤처기업들을 위해 투자기금을 마련했다는 소식입니다. 7년간 150억원 규모로 운영할 '전북경제활성화펀드'라고 합니다. 이 펀드는 전북도와 전주·익산·군산시가 모두 20억원을 투자했고 한국금융공사·한국벤처투자가 100억원, 서울투자파트너스가 20억원, 전북은행 10억원을 투자해 만들었습니다. 지역의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빌려주는 것'이 아닌, 순수한 투자를 위한 자금을 만든 것입니다. 전라북도는 자동차부품 및 기계, 생물산업, 방사선 융합기술, 신재생에너지 등 4대 전략분야의 기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지원대상에 선정되면 5억~2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러나 4대 전략분야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부분은 아쉽습니다. 소프트웨어나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져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전라북도에서 본격적으로 작은기업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 같아 고무적입니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꼼꼼한 검토를 통해 기업과의 신뢰를 형성해야 합니다. 기업유치가 절실한 지자체를 상대로 혜택만 받고 빠지는 얌체같은 기업들도 있지만 기업과의 신뢰없이는 지역과 지자체가 함께 성장할 수 없습니다. 이번 벤처펀드 운영은 자금투자가 절실한 벤처기업들에게 단비와 같은 정책이 될 것 같습니다.

정확한 심사와 평가를 통해 이번 벤처펀드가 지역경제활성화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전북에 기반한 글로벌기업 탄생의 씨앗이 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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