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해당되는 글 34건

  1. 2012/01/31 '낙향자 늘었다'는 전북에 대한 몇가지 생각

 오늘(31일)자 신문을 보니 꽤나 반가운 소식이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수도권 유입인구보다 수도권 유출 인구가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많았다는 소식입니다. 전국 5천만명의 인구 중 약 2,500만명이 살고 있는 수도권으로의 쏠림이 지난 수십년간 계속되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유출자가 더 많았다고 합니다. 9시 뉴스를 보니 이들 대부분은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도권을 벗어나긴 했지만 수도권에서 약 1시간 남짓한 거리로 이동한 경우여서 아쉬움도 남습니다. 

 우리 지역 신문들을 보니 역시나 관련 기사가 났습니다.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전북도 전북으로 돌아온 낙향자 수가 타지로 나간 출향자 수를 초과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입니다. 통계청이 조사한 2011년도 국내인구 이동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북에서 수도권으로 상경한 출향자 수는 4만2,077명, 수도권에서 전북으로 낙향한 낙향자 수는 4만3,990명이랍니다. 낙향자 수가 약 2천명 정도 많았고, 이러한 수치는 지난 1970년 실태 조사 이후 처음있는 일이라는 군요.

 언론들은 이에 대해 '산업화에 따른 일자리 증가와 은퇴자들의 귀농촌 열풍이 맞물린 결과'라고 풀이합니다. 자료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리 단순한 계산법도 아닙니다. 전북 내 대도시인 전주 및 군산, 익산 등은 수도권 유출 인구가 더 많았고, 진안, 장수 등은 귀농 프로그램의 활발한 운영 등의 영향에 힘입어 인구가 늘었습니다. '전북의 인구가 늘고,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는 식의 풀이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보도를 보면서 몇가지 생각을 해봤습니다. 과연 이번 조사 결과는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인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말이죠.

오늘도 전북의 청년들은 떠나고 있다

오늘도 전북의 청년들은 떠나고 있다



생각1. 더 이상 유출될 청년이 없다

 유출량이 적은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면, 앞선 보도 내용과 같이 전북은 지난 40년간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기만 했습니다. '하루 평균 60명꼴'로 전북을 떠났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상태에서 40년만에 처음으로 낙향자 인구가 더 많았다는 말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이미 40년간 젊은 세대가 다 떠나버려서 더 이상 활발히 유출될 청년들이 없는 것은 아닐까요? 그동안 숱하게 빠져나간 젊은 인력들이 떠날대로 다 떠나버려서 이제 더 이상 떠날 인력도 없는 것은 아닐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런 주장에 "지나친 비관론"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번 수치로만 봐서는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단지 '출향자 수 - 낙향자 수'의 단순 계산법이 아닌, 출향자 수의 지속적 증감량을 봐야만 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각2. 은퇴기의 '베이비붐' 세대의 귀환

 자료에서도 나타났다시피 전주, 익산, 군산 등 전북지역 내 대도시 보다는  진안, 장수 등 귀농/귀촌 열풍의 중심지에 인구가 몰리는 경향이 보입니다. 언론의 분석처럼 낙향자 수의 증가가 결국 은퇴 이후 새로운 삶과 '웰빙' 트렌드를 좇는 장년층들의 유입을 늘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소위 '58년 개띠'로 상징되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기에 접어들면서 발생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이런 데이터로 봤을 때, 진안, 장수 등 농촌지역들의 귀농/귀촌 유도 프로그램들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긍정 평가를 내릴 수 있습니다. 은퇴 후 새로운 삶을 꿈꾸는 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더 좋은 성과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전주, 군산, 익산 등 도내 '3대 도시'라고 불리는 지역들입니다. 이곳들은 여전히 출향자들이 더 많고,  전주는 수년째 '전국 10대  인구유출도시'가 될만큼 출향인구가 많습니다. '전북에 인구가 늘고 있다'는 이 기사 하나만 가지고 결코 낙관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은퇴기의 인구 유입과 청년들의 유출 심화는 결국 전북의 노령화를 촉진할 뿐입니다. 

아직도 전북인구가 늘었다고 생각하는가?


 은퇴기일지언정 인구 유입은 반가운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와 함께 청년층의 유입 및 유출 방지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이번 조사 결과를 가장 따갑게 받아들여아 할 곳은 전주와 군산, 익산입니다. 도토리 키재기하듯, 도내에서 대도시라고 타 지역에 비해 많이 누리고, 많이 얻어왔습니다. 이번 자료를 통해 그런 추이가 그리 호락호락하게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수치상으로 보자면 전북 인구는 '아주 약간' 늘었을 뿐이지만 연령을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라북도 인구유출 문제는 귀농/귀촌이 해답은 아닙니다. 귀농/귀촌도 활발히 하되 그보다 더 나은 대책이 필요합니다. 오늘도 청년들은 전북을, 전주, 군산, 익산을 떠나고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